고구려유적 답사 中공안이 봉쇄

  • 입력 2004년 1월 2일 2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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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사의 자국사 편입을 추진 중인 중국이 지난해 말 한국답사단의 고구려 유적 접근을 원천 봉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27일부터 30일까지 중국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 일대의 고구려 유적을 답사하려던 고구려연구회 소속 연구자들은 “중국 공안(公安)들이 접근을 차단해 답사를 거의 진행하지 못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답사에 참여한 윤명철(尹明喆) 동국대 겸임교수는 “고구려의 첫 도읍지 졸본성 자리인 랴오닝성의 오녀산성과 백암성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했고 지린성의 호태왕릉(광개토대왕릉)비, 태왕릉도 관람은 했지만 사진촬영은 금지 당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새로 발굴한 고구려 유물을 모아두었다는 지안(集安)박물관 입장도 금지 당했고 오회분 5호묘의 전시관에서는 벽화의 영상자료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현지 여행사를 통해 유적답사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고구려연구회의 활동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답사를 차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답사를 인솔한 서길수(서경대 교수) 고구려연구회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 유적지를 볼 수 없게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이 고구려 문제를 얼마나 민감하게 여기는지를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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