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27일 실시될 뉴햄프셔주 예비선거는 더욱 혼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위를 한 존 케리 상원의원에 일찌감치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포기하고 뉴햄프셔에 전력을 기울여온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령관 등이 가세해 예측 불허의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아이오와 코커스 분석=인터넷 돌풍을 일으키며 급부상했던 딘 후보가 3위에 그친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민주당원들의 판단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4년 전 캐나다 TV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오와주 코커스의 의미를 격하했던 사실이 공개되는 등 악재가 잇따른 점, 잦은 말 바꾸기에 따른 불신감 등도 패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나섰지만 훈련이 제대로 돼있지 않아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딘 후보는 이라크전 반대와 반(反)부시를 기조로 선거운동을 벌여 “분노(anger)만 있고 희망과 대안이 없는 네거티브 전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리처드 게파트 후보의 몰락도 네거티브 전략의 역효과였다. 당원들은 그의 시대가 지났음을 확인했다.
반면 가장 강력한 후보였다가 선거전 시작 이후 3, 4위권으로 밀렸던 케리 후보는 1위를 차지하면서 그의 저력을 확인케 했다. 상원의원 4선의 케리 후보는 능력이 검증됐고 베트남전 영웅으로 통하는 이미지가 국가안보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감과 맞아떨어져 대안으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에드워즈 후보는 51세의 가장 젊은 후보로 여성에게 어필한 점, 남부(노스캐롤라이나주) 출신으로 부시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유리하다는 점, 대안을 제시하는 포지티브 선거전략 등이 큰 도움이 돼 향후 경선의 최대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경선 전망=후보가 되는 가장 중요한 관문인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는 클라크 후보와 조지프 리버먼 후보가 합류하는 만큼 변수가 더 많다.
아이오와주에서 일격을 맞았지만 딘 후보는 아직도 여론조사에서 뉴햄프셔주에서는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뉴햄프셔주에서 2위 안에 들면 다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역대 선거에서 보더라도 아이오와주 코커스 1위와 후보 지명은 상관관계가 크지 않았다.
1980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 88년 게파트 민주당 하원의원과 밥 돌 공화당 상원의원이 아이오와주에서 1위를 했지만 후보가 되지 못했다. 반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2년 아이오와주에서 3위를 하고도 후보가 됐다.
따라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이르면 6개주 예비선거가 동시에 실시되는 2월 3일이나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0개주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3월 2일 ‘슈퍼 화요일’에 가야 확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선거전략=후보별 공약과 노선이 판이해 누가 최종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이라크전만 해도 딘 후보만 개전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낙태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하지만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케리 후보만 반대하고 있다. 동성 결혼의 경우 에드워즈와 리버먼 후보는 반대를 표명했으며 케리, 딘, 클라크 후보는 찬성으로 갈려 있다.
그러나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더라도 강력한 반부시 노선과 의료보험제도 개혁, 중산층과 빈민층을 위한 세금 감면 및 복지 강화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디모인(아이오와주)=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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