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후보는 아이오와주에 이어 뉴햄프셔주에서도 딘 후보를 크게 앞서 유리한 입장. 7개주 동시 선거가 실시되는 다음달 3일의 이른바 ‘미니 슈퍼 화요일’에 승세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딘 후보도 3위에 그친 아이오와주 코커스 이후 ‘엽기 연설’ 등의 악재를 극복하고 2위를 차지함으로써 일단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예비선거 결과 분석=예비선거 제도가 크게 바뀐 1972년 이후 현직 대통령이 아니면서 아이오와주 코커스에 이어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까지 1위를 한 경우는 2명(민주당의 지미 카터와 앨 고어 후보)뿐일 정도로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엔 이변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엔 이변이 없었다. 웨인 레스퍼런스 뉴잉글랜드대 교수는 “뉴햄프셔는 다른 주가 킹메이커가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누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후보 선택 기준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7일 투표자 출구조사(MSNBC)에서 ‘누가 부시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2%가 케리 후보라고 응답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케리 후보는 경험 면에서도 딘 후보에 58 대 9의 압도적인 평가를 받았다. 본선 경쟁력과 경륜이 케리 후보의 승인이었던 셈이다.
후보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대해서는 △의료보험(28%) △경제와 일자리(22%) △이라크전(19%)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근소한 차이로 3위 경쟁을 벌인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령관,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일단 ‘미니 슈퍼 화요일’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케리 후보와 딘 후보가 모두 북부 출신인 데 비해 이들은 남부 출신이어서 아직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향후 경선 전망=딘 후보측은 일부 후보들이 2월 3일을 기점으로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양강 구도가 확실해지면 역전의 기회가 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2월 3일 선거가 실시되는 7개 주에는 남부 유권자와 흑인들의 지지성향을 알 수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히스패닉계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애리조나와 뉴멕시코, 리처드 게파트 후보의 사퇴로 새로운 지지 후보를 찾고 있는 미주리주 등이 있어 향후 경선 판도를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여기서도 대세가 갈라지지 않으면 11개 주에서 동시 선거가 실시되는 3월 2일의 ‘슈퍼 화요일’ 선거까지 기다려야 한다.
누가 충분한 선거자금을 확보해 선거전을 끌고나갈 수 있느냐도 관건. 아이오와나 뉴햄프셔주는 유권자들과 1 대 1 접촉을 통해 유세전을 펼칠 수 있었지만, ‘미니 슈퍼 화요일’부터는 전국 규모의 선거전이 되기 때문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간다.
맨체스터(뉴햄프셔주)=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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