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만금 논란, 이제 끝내야 한다

  • 입력 2004년 1월 29일 18시 30분


새만금 공사 집행정지 가처분이 항고심에서 뒤집힘에 따라 6개월여 동안 중단됐던 방조제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전체 방조제 33km 가운데 30.3km(91.8%)의 물막이 공사가 끝난 상황에서 공사중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는 바람에 13년간 진행된 국책사업에 큰 혼란이 생겼던 것이 사실이다. 현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할 수 없다는 현실론에 근거를 둔 서울고법의 결정은 1심 가처분으로 빚어진 혼란을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항고심 재판부는 공사 중단으로 인한 공공이익의 손해가 큰 데 비해 공사 계속으로 환경이익이 얼마나 침해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합리적 판단이라고 본다. 여기서 공사를 중단할 경우 방조제 토석이 유실돼 환경재앙이 될 뿐만 아니라 보강공사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소송을 주도한 환경단체들은 친(親)환경적으로 새만금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사법부의 심판을 구해놓고서 법원 결정에 아랑곳없이 국책사업을 방해하려 한다면 옳지 않다. 환경훼손 우려가 있으면 공사를 입안하는 단계에서 의견을 제시했어야 했다. 경부고속철도, 새만금, 수도권순환고속도로공사처럼 여러 해 진행된 국책사업을 마지막 단계에서 제동을 거는 투쟁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농림부와 전북도는 여의도 140배 넓이의 토지를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당초 새만금 사업은 대규모 쌀 생산기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으나 지금은 쌀이 남아돌고 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매년 쌀 수입량을 늘려가야 할 형편이다.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광활한 새 땅의 적절한 활용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새만금 개발주체에 남겨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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