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월드워치]4년마다 비교되는 미국선거, 한국선거

  • 입력 2004년 1월 29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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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19일과 27일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현장을 취재하면서 미국의 선거운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선거운동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선거운동이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대부분 후보들의 선거운동 사무실은 가까운 주는 물론이고 심지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등 전국에서 몰려 온 자원봉사자들로 붐볐다. 이들은 후보에 대한 지지와 투표 참여를 권유하기도 하고 홍보물 배포, 유권자 가정 방문까지 도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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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많았지만 휴가를 내 찾아온 직장인, 은퇴한 노부부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은 모든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며 참여했다. 표정은 축제에라도 참가한 듯 밝고 활기에 넘쳤다.

또 다른 특징은 추운 날씨 때문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선거운동이 실내에서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거리에는 후보들의 이름과 간단한 구호가 적힌 팻말이 곳곳에 서 있고 행사장 주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의 참가를 유도하는 정도였다.

학교나 공공건물의 강당, 극장 등에서 열린 미팅 형식의 선거운동은 대부분 후보와 유권자들이 진지하게 대화하고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아 축제행사장 같은 분위기였다.

후보의 연설이 끝나면 참석자들로부터 수많은 질문이 쏟아지고 후보는 최대한 성의를 다해 답변했다. 질문이나 답변 모두 구체적이고 의료보험, 교육, 세금 등 정책 중심으로 이뤄져 후보에 대한 판단의 근거로 삼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역효과가 오히려 컸다. 아이오와주에서 비방전을 펼친 하워드 딘 후보와 리처드 게파트 후보는 3, 4위에 그쳐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그 때문인 듯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는 대부분의 후보가 포지티브전략으로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한국도 4월이면 총선이다. 선거 때만 되면 되풀이되는 저질 혼탁 양상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불법 돈 선거의 후유증을 생각하면서 미국의 선거 풍토가 부러웠다.

맨체스터(뉴햄프셔주)=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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