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출신 존 케리 상원의원이 10일 남부의 표밭까지 휩쓸며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케리 의원의 후보 지명이 대세로 굳어짐에 따라 공화당은 케리 의원과의 대결을 전제로 본격적인 선거전략 수립을 세우기 시작했다. ▽예비선거 결과=케리 후보는 버지니아주에서 52%, 테네시주에서는 41%를 얻으며 모두 1위를 차지해 남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했다. ▶연재물 리스트로 바로가기 2위는 남부 출신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으로 버지니아에서 27%, 테네시주에서 26%를 각각 얻었다.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사령관은 2개 주에서 모두 3위를 차지한 뒤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2개 주에서 모두 4위로 밀려난 하워드 딘 후보는 당초 17일 위스콘신주 예비선거에서 지면 사퇴하겠다던 입장을 ‘지지자들의 강력한 압력’을 이유로 번복, 경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 경선은 3월 2일 10개 주에서 실시되는 ‘슈퍼 화요일’에서 결판 날 것으로 보인다.
▽부시의 선거전략=조지 W 부시 대통령 진영은 최근 필라델피아에서 선거대책회의를 열고 비축해둔 막대한 선거자금을 투입해 케리 후보를 겨냥한 대대적인 TV 광고 공세를 벌이기로 했다. 광고는 케리 후보를 ‘세금 인상과 지출 확대를 주장하고 사형제도와 낙태 제한에 반대하는 범죄자들에게 유약한 좌파’로 규정할 것이라고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부시 진영은 또 케리 후보가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정보기관과 국방 예산 삭감을 주장한 사실을 공격해 안보관을 문제 삼고 낙태와 동성결혼 등에 보였던 긍정적 입장도 최대한 부각하겠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이밖에도 부시 진영은 케리 후보 부인의 호화 주택들과 가족간 금융거래 등도 공격 소재로 활용해 케리 후보를 ‘귀족적인 진보주의자’로 몰고 가기로 했다. ▽케리 후보의 전략=경선을 계속하고 있는 케리 후보측은 아직 본격적인 ‘본선’ 전략을 수립하지는 않은 상태. 그러나 1988년 공화당의 공세에 무너져 대선에서 패배한 매사추세츠주 출신의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와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강력한 반격을 준비 중이다. 케리 후보가 부시 대통령의 군복무 기피 의혹에 대한 공격에 가세하는 것도 이의 일환. 베트남전 영웅으로 참전용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을 활용해 부시 대통령과 이미지 대결을 벌여나가겠다는 것. 사형제도 반대에 대한 부시 진영의 공격은 검사 시절 범죄에 맞서 싸우고 살인자와 범죄조직 보스들을 구속한 사실들을 내세워 반격하기로 했다. 아울러 남부에서의 득표력 한계를 극복하고 중부 부동층을 붙잡기 위해 일자리와 경제, 의료보험, 교육 등의 이슈를 적극 제기한다는 전략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