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경기 고양시 일산구 식사동 건축폐기물 처리업체인 인선ENT 오종택(吳鐘澤·44) 사장과 직원들.
인선 측은 오 사장이 개인 재산 5억원을 냈고 직원 130여명은 매달 급여 총액에서 1%씩을 내기로 하고 최근 장학재단을 설립했다고 15일 밝혔다.
회사 차원에서는 이와 별도로 직원들이 낸 만큼 같은 금액을 장학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오 사장은 "처음부터 거창한 장학사업을 시작하기보다는 조금씩 뜻을 모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회사가 위치한 고양시 학생들부터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직원 자녀들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학업을 마칠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받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직원들은 흔쾌히 장학재단 설립에 동의했다.
장학재단 설립은 폐콘크리트에서 천연 자갈과 모래를 추출해내는 이 회사의 사업 내용과도 관련이 있다.
"으리으리한 건물이 낡아 철거되고 우리 공장을 거치면 다시 건축물 자재인 자갈과 모래로 변하고, 나중에는 또 이 과정을 반복하겠죠. 저도 이와 마찬가지로 번 돈의 일부라도 회사 직원들과 더불어 사회 속에서 순환시키면서 살고 싶습니다."
오 사장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청계천 복원 공사 현장에서 나온 폐콘크리트에서 뽑아낸 자갈과 모래로 실험·연구용으로 쓰일 건물을 짓고 있다. 이달 중 완공될 이 건물은 사회적 부(富)를 나눈다는 차원에서 자원의 재생 과정을 연구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개방할 예정이다.
오 사장의 경영철학은 '이익의 30%는 주주에게 배당하고, 다른 30%는 재투자, 마지막 30%는 회사유보, 10%는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사장은 "장학재단에 개인적으로 30억원을 기부할 생각"이라며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게 유일한 소망"이라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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