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대상의 75%는 탄핵안 가결이 잘못됐다고 답해 수그러들지 않는 탄핵 역풍을 실감케 했다.
지역별로도 큰 차이는 없었다. 서울(74.7%) 인천·경기(76.2%)는 물론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에서도 81.2%가 탄핵소추안 가결이 잘못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경북에서도 마찬가지. 71.1%가 잘못됐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지지 정당별로는 여전히 반응이 엇갈렸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의 95.6%가 탄핵안 가결에 반대한 반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찬성과 반대가 49% 대 37.9%, 민주당 지지자들은 찬성과 반대가 43.3% 대 42.6%로 찬성 의견이 높게 나왔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관련해 한나라당 지지자의 43%는 탄핵 불가인 반면 34.6%는 탄핵에 찬성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52.0%가 탄핵 불가였고 26.7%가 탄핵에 찬성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 중 절반 이상이 헌재의 탄핵안 기각을 주장해 민주당 내 소장파의 지도부 책임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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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임기 중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조사 대상의 79.4%가 계속 수행을 지지했고, 13.5%는 노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계속 수행에 대한 찬성 여론이 탄핵안 가결 반대 여론보다 조금 더 높게 나온 데는 대선을 다시 치르게 될 경우 발생할 사회·경제 비용에 대한 불안 심리와 최근 노 대통령의 지지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70.9%가 잘한다고 답해 잘못한다(6.0%)는 평가를 압도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한나라당(79.8%) 지지자들이 열린우리당(72.2%) 지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고 대행을 더 좋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부동층 확 줄었다… 47.2% → 27.1%▽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역풍이 계속되면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본보가 20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2108명을 대상으로 총선 때 지지할 후보의 정당을 조사한 결과 열린우리당 45.2%, 한나라당 13.8%, 민주당 4.1%, 민주노동당 3.5%, 자민련 1.1%로 나타났다.
당선 가능성도 열린우리당(35.1%)이 한나라당(17.6%)을 앞섰다. 그러나 대구 지역의 당선 가능성은 한나라당 36.6%, 열린우리당 22.9%, 부산지역은 한나라당 26.1%, 열린우리당 24.7%로 나타나 영남지역에선 여전히 한나라당 강세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지지후보가 ‘없다, 모른다’로 답한 부동층은 27.1%로 2월 14일 본보 조사 때의 47.2%에서 20.1%포인트가 줄었고 총선 투표 의사를 밝힌 응답자도 83.0%에 달해 유권자들의 특정 정당 지지 의사가 확고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탄핵안 통과 후 지지정당을 바꿨다’는 응답자는 32.7%였으며, 이들이 당초 지지했던 정당은 한나라당이 11.2%, 민주당이 10.1%였던 것으로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까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잘해 왔는가’에 대해선 ‘잘했다’가 47.6%, ‘잘못했다’가 39.4%로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높게 나왔다. 또 헌법재판소가 노 대통령을 탄핵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75.7%였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포인트.
나선미전문위원 sunny60@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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