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자리의 해외유출 문제도 그런 경우다.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인도나 중국 등으로 일자리를 옮기는 데 대해 가장 앞장서서 비난하는 측은 정치인들이다. 미국 내에서 해도 되는 일을 비용 때문에 해외로 옮기는 기업에 벌칙을 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 와중에 미국정보통신협회(ITAA)는 지난달 30일 “아웃소싱이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없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비용절감에 따른 이익증가를 통해 고용을 늘리게 해준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www.itaa.org 참조). ITAA는 “많은 사람이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웃소싱이 기업을 훨씬 생산적이고 경쟁력 있게 해주고 있다”면서 “아웃소싱에 관한 지금까지의 논의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경제 리서치회사 글로벌 인사이트에 의뢰해 작성한 이 보고서는 2000년 IT 버블이 꺼진 이후 사라진 일자리를 37만2000개로 집계했다.
그중 26만8000개는 IT업체들이 인력 선점을 포기하고 경기침체에 대비해 허리를 졸라맸으며 생산성이 부쩍 높아진 때문. 이보다 적은 10만4000개만이 아웃소싱 때문에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여기엔 실제로 일자리를 해외로 이전했거나 아웃소싱 때문에 미국 내에서 채용하지 않은 일자리까지 포함돼 있다.
또 아웃소싱으로 기업 이익이 증가한 덕분에 늘어난 고용이 작년에만 9만개에 이르며 2008년엔 31만7000개가 될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의 경우 향후 5년간 만들어질 일자리는 아웃소싱이 없을 경우 49만개이지만 아웃소싱을 활용하면 이보다 많은 51만6000개가 된다는 것.
따라서 ‘미국의 IT산업은 아웃소싱을 통해 더 성장한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다만 새로 만들어질 일자리의 절반이 넘는 27만2000개가 외국으로 나가게 되므로 정부는 고통을 겪게 될 IT인력을 위해 재교육을 확대하고 재교육 중 보상금 지급, 고용 알선 등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권희 뉴욕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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