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부산서 승부 갈린다]18곳중 14곳 혼전 ‘안개속 표심’

  • 입력 2004년 4월 7일 18시 29분


《4·15총선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지역별로 우열 판세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각 당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승산 있는 지역에 당력을 모아 상승세를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영남권 쟁패의 명운을 놓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올인’한 부산을 시작으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경합 중인 수도권 신도시벨트, 민주당의 재기 여부가 주목되는 광주와 전남 해안벨트 등 3곳의 초(超)접전지역을 차례로 정밀 점검한다.》

부산이 4·15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부산의 판도가 이번 총선의 명암(明暗)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단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요동치는 판세 및 전망=선거 중반에 접어들자 한나라당 쪽으로 표심(票心)이 쏠리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탄핵 가결 직후 열린우리당의 압도적 우세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 실제 부산 전체 18개 선거구 중 14, 15곳이 혼전 지역으로 바뀌었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바람과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노인폄훼발언’으로 촉발된 노풍(老風)이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중-동, 해운대-기장을 등 2곳의 열세를 인정했다. 대신 사하을 등 2곳은 승기를 굳히고 있고 △부산진갑, 을 등 11곳은 경합 우세 △금정 등 3곳은 경합 열세로 평가했다. 박풍과 노풍을 차단하고 탄핵의 불씨를 살려나갈 경우 5, 6석은 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중-동, 해운대-기장을 등 2곳은 우세 △금정, 사상 등 11곳은 경합 우세 △사하을, 부산진을 등 5곳은 경합 열세로 분석했다. 추격전에 탄력이 붙을 경우 16대 총선처럼 전 지역구를 지키긴 어려워도 15, 16석 정도는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당은 부산 표심의 유동성이 너무 높다고 판단하고 현 시점에서 의석 전망치를 내놓는 데 주저했다.

열린우리당은 부산 공략에 총력을 쏟을 태세다. 선거 초반전 부산을 다녀갔던 정 의장은 남은 기간 두 번 더 부산을 찾을 계획. 문재인(文在寅)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문성근(文盛瑾)씨 등 친노(親盧) 핵심인사들도 부산 공략팀에 전격 합류했다. 당이 중앙선대위의 부산 이전을 한때 검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나라당도 거대여당 견제론을 앞세워 반격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대구 경북(TK)에 이어 부산에서 기선을 잡을 경우 상승세를 수도권 쪽으로 북상(北上)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불붙은 낙동강-해안 벨트=탄핵의 거품이 잠시 걷히고 각 후보들의 ‘백병전’이 곳곳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낙동강에 인접한 북-강서갑, 을은 한나라당도 초(超)경합지역으로 분류한 상태.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북-강서을 쪽엔 농촌 지역이 많아 기존의 ‘한나라당 정서’가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6대 총선 당시 북-강서을에서 한나라당 허태열(許泰烈) 후보에게 패했다.

한나라당은 후보들의 인물론을 앞세워 막판 표심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사하을에선 한나라당 최거훈(崔巨勳) 후보가 열린우리당 조경태(趙慶泰) 후보에게 고전하고 있다. 최 후보가 공천 확정이 늦어 전열 정비에 시간이 걸렸고 한나라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 출마한 박종웅(朴鍾雄) 후보가 한나라당 표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

영도에선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후보가 열린우리당 김정길(金正吉) 후보와 14, 16대에 이어 세 번째 맞붙고 있다.

김정길 후보는 노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를 내세우는 한편 연이은 낙선에 따른 동정론을 무기 삼아 김형오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김형오 후보는 박 대표 체제 출범 후 당 사무총장을 맡은 정치적 비중과 ‘클린 이미지’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해운대-기장을에선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 후보가 탄탄한 지역기반과 인물론을 앞세워 일찌감치 우위를 점했다는 데 양당의 분석이 일치하고 있다.

▽북부 권역과 중심권 벨트=열린우리당은 조영동(趙永東) 전 국정홍보처장이 출마한 부산진갑에 기대를 걸고 있다. 노 대통령과 조 전 처장이 다닌 부산상고가 지역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역 조직을 추스른 한나라당 김병호(金秉浩) 후보는 막판 추격전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인접한 부산진을에선 한나라당에서 30대 이성권(李成權) 후보가 출마했지만 이 지역 출신인 도종이(都鍾伊) 의원의 기존 조직을 제대로 승계하지 못해 고전 중이다.

반면 중-동에선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 후보가 열린우리당 이해성(李海成) 후보를 단연 앞서가고 있다. 정 후보는 탄탄한 지역 기반으로 탄핵 역풍에서도 유일하게 한나라당 당선가능성 1호로 분류됐었다.

서구에선 한나라당 유기준(兪奇濬) 후보가 열린우리당 최낙정(崔洛正) 후보를 뒤쫓는 양상이다. 일부에선 유 후보가 최 후보를 추월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아직 승기를 잡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개인 지지도가 높은 무소속 박찬종(朴燦鍾) 후보의 득표력도 무시 못할 변수다.

사상에선 한나라당 부산시지부장인 권철현(權哲賢) 후보와 노 대통령의 386 측근인 열린우리당 정윤재(鄭允在) 후보가 맞붙어 서로가 우세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보는 부산지역 중반전 판세(○=우세, △=경합 우세, ▽=경합 열세,□=열세)
선거구한나라당열린우리당비고
중-동○ 정의화□ 이해성

△ 유기준△ 최낙정박찬종(무)
영도▽ 김형오○ 김정길유장현(노)
부산진갑△ 김병호△ 조영동이성우(노)
부산진을▽ 이성권△ 박재율김기태(노)
동래△ 이재웅△ 노재철임선백(노)
남갑△ 김정훈▽ 김용철김은진(노)
남을△ 김무성△ 박재호

북-강서갑▽ 정형근△ 이철

북-강서을▽ 허태열△ 정진우

해운대-기장갑△ 서병수△ 최인호

해운대-기장을○ 안경률□ 최택용박재석(노)
사하갑△ 엄호성▽ 이헌만

사하을▽ 최거훈○ 조경태박종웅(무) 강한규(노)
금정△ 박승환▽ 박원훈김석준(노) 노창동(무)
연제△ 김희정△ 노혜경권태망(무)
수영△ 박형준△ 허진호

사상△ 권철현△ 정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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