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미스 김의 10억 만들기'

  • 입력 2004년 4월 27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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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김이 정말 10억을 만들 수 있을까?"

요즘 방영 중인 TV드라마 한 편이 증권가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제목은 '파란만장 미스 김 10억 만들기'.

여주인공이 돈 때문에 애인에게 버림받은 뒤 온갖 노력을 통해 결국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들이 적립식 상품에 가입해 돈을 굴리는 장면도 나온다.

마침 '○억 만들기' 식으로 이름 지은 적립식 펀드가 잇따라 선보이면서 자산 불리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시점이다.

대우증권은 이 드라마의 인기몰이 여부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금융회사 가운데 하나다. 드라마 속에 상품이나 회사를 등장시키는 PPL(Product Placement)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

대우증권은 "드라마 내용이 적립식 상품 출시와 함께 '주식을 저축합시다' 캠페인을 벌이고 있던 회사측의 마케팅 전략과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여주인공 역을 맡은 연예인 김현주를 모델로 한 광고도 조만간 내보낼 계획. 과거 광고처럼 부유한 이미지의 중년 여성이 아닌 20대 여성을 모델로 내세운 것은 이례적이다. 투자의 개념을 여유자산 관리가 아니라 젊을 때부터 조금씩 모아 굴리는 쪽으로 바꾸겠다는 것.

증시 관계자들은 올해 상반기 가장 주목받는 투자 대상의 하나로 적립식 상품을 꼽는다.

랜드마크투신의 '1억 만들기 적립식 펀드'는 1년4개월동안 8만여개의 계좌에 1500억여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미래에셋투신의 '3억 만들기 솔로몬 적립식 펀드'도 2달 가까운 기간에 만들어진 계좌 수가 8000개에 이른다.

미래에셋의 과거 수익률을 기준으로 3억원을 만들려면 매달 100만원씩 8년간 투자해야 한다. 하물며 10억원 달성은 '대박성 사업' 없이는 훨씬 오랜 기다림을 요구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 시간이 지겹지 않을 만큼 수명이 충분히 길어지고 있다는 것. 투자를 시작하는 수많은 미스, 미스터 김들이 되새겨야 할 점이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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