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관계는 1970년대 초 야전군 생활 때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92년 조 당선자가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맡으면서부터. 이때 황 당선자는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을 맡으며 1년간 조 당선자를 보필했다.
이들의 관계는 조 당선자가 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99년부터 2년간 국방부 장관을 지낼 때 ‘꽃’을 피웠다. 당시 주미한국대사관의 국방무관이었던 황 당선자는 북핵 문제, 서해 교전 등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조 당선자와 ‘핫라인’을 가동했다.
이런 인연으로 두 당선자는 정치권 입문 전까지는 ‘아끼는 후배’ ‘존경하는 선배’의 친숙함을 유지했다. 심지어 두 사람은 각 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된 후 만나 “안보에 여야가 어디 있느냐”며 도원결의(桃園結義)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으로 소속 당이 갈리면서 두 사람은 주요 현안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조 당선자는 “국회에서 파병안이 통과된 만큼 큰 틀의 변화는 힘들다. 현재까지는 파병 여부와 시기 등을 조정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당론에 가까운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에 황 당선자는 “국방부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여당에서는 국제사회의 신의 문제인 파병에 대해 일치된 의견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파병을 지지부진하게 끌면 국가 망신”이라며 조 당선자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주한미군 재배치에 대해서도 조 당선자는 “9·11테러 이후 미군이 세계 군사전략을 조정하면서 발생한 것이고, 재배치로 인한 전쟁 억지력 약화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황 당선자는 “한미동맹관계는 안보의 주축인 만큼 안보 태세의 누수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검토되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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