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인사이드]서울광장 개장하고 보니…

  • 입력 2004년 5월 10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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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서울페스티벌’이 끝난 다음날인 10일 오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훼손된 잔디가 새롭게 단장되고 있다. -권주훈기자
‘하이서울페스티벌’이 끝난 다음날인 10일 오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훼손된 잔디가 새롭게 단장되고 있다. -권주훈기자
5월 1일 개장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불과 열흘 동안 100만명 가까운 시민이 찾은 것으로 추산돼 서울시가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광장의 잔디보호 문제와 편의시설 부족, 안전 문제 등이 새롭게 제기되는 등 보완할 점도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광장 대박 났네=하이서울페스티벌 기간과 겹친 탓도 있지만 개장 이후 서울광장은 온 종일 북적거렸다. 평일 낮에는 주변 직장인이 모여 음악회 등을 감상했고 주말과 휴일에는 가족단위의 나들이객이 많았다.

8일 광장을 찾은 시민 김혜정씨(26·여·마포구 아현동)는 “도심에서 푸른 잔디를 보니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광장에 그늘이 없어 시민들이 자연스레 시청 뒤뜰 소나무공원 안에 마련된 벤치로 몰리고 청사 안의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시청 자체도 시민공원이 됐다.

시청 안에 지난달 문을 연 커피전문점 ‘자바시티’의 매출은 광장 개장 후 2, 3배 증가했다.

광장 주변의 프라자호텔과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광장이 잘 보이는 방의 예약이 가장 먼저 마감된다. 광장이 훤히 보이는 프라자호텔 레스토랑의 예약률도 수직 상승했다.

▽보완해야 할 점=서울광장은 예기치 못한 새로운 골칫거리를 만들었다. 개장 일주일 만에 켄터키블루그래스 종인 이 잔디가 시민들의 발길에 남아나지 못한 것.

비가 내렸던 하이서울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9일, 잔디가 벗겨진 서울광장은 누런 속살을 드러냈으며 근처 보도까지 죽은 잔디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푸른 잔디광장은 관리가 안 될 경우 ‘도심의 흉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시는 9일 밤 1억3000만원을 들여 6700여m²의 잔디 중 1000m² 정도를 다시 깔았다. 시는 훼손된 잔디를 일부분씩 시 양묘장으로 옮겨 다시 살린 뒤 또 광장에 심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시는 잔디 보호를 위해 매주 월요일 광장 출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애초에 자유롭게 출입하기 힘들도록 광장에 잔디를 깐 것이 잘못이다’라는 회의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일부러 잔디를 뽑고 애완견을 풀어 놓아 잔디에 실례를 하게 하는 등의 시민의식 부재도 비난받고 있다. 잔디에 치명적인 커피와 콜라 등 음료수를 쏟는 행위도 그치지 않고 있다.

그늘이 없고 화장실이 부족하다는 등 편의시설 문제와 안전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안전문제의 경우 광장과 차로 사이에 아무런 시설물이 없어 고의 또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것. 1991년 10월과 92년 8월에 여의도광장에서 일어났던 차량 질주사고로 각각 23명, 22명의 사상자가 났던 것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을지로에서 오다가 광장 앞에서 좌회전하는 부분과 덕수궁 건너편, 소공로에서 오는 쪽에 대형 화분을 설치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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