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운 뒤 달리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린 한 여성 유명인사. 묻지도 않았는데 떨면서 경찰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 안 피웠어요.”
한국여자가 담배를 택할 때는 잔혹한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담배는 꼬부랑 할머니나 술집 여자에게만 허용되는 것이기에…. 스무 살 때 담배를 배운 저자 역시 아버지에게 흡연 장면을 들킨 순간 아버지의 사랑을 영원히 잃었다.
저자가 가까운 친지들에게서 수집한 잔혹사례 중에는 담배 때문에 남편에게 버림받은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베란다와 화장실, 골방과 부엌 한쪽에서 남의 눈을 피해 몰래 ‘푸른 봉홧불’을 피워 올리는 여자들. 그들의 삶에 담배가 무엇이기에? 담배 없이는 기사 한 줄 못 쓸 만큼 골초였던 저자(전 시사저널 편집장)는 27년간 담배와의 열애를 접고 금연한 뒤, 담배의 위로 없이 이 책을 썼다.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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