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목격자는 당시 박씨가 신원불상의 20~30대 남자와 함께 옥상 쪽으로 가는 것을 봤다"면서 "목격자는 '10여분 뒤 쿵하는 떨어지는 소리가 났고 바깥에서 박씨의 시체가 발견됐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의문사위가 동행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만약 박씨가 옥상에서 떨어지던 순간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자살'보다는 '타살' 쪽에 무게가 더해지기 때문. 의문사위는 "현재 동행인이 박씨가 옥상에서 떨어지는 현장에 있었는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정황 상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문사위에 따르면 이번 조사과정에서 △박씨가 1991년 서울구치소가 수감됐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부산지부 직원이 2차례 면회해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및 '연대를 위한 대기업노조회'의 탈퇴 종용 △박씨가 구속된 후 모 안기부 직원이 다른 한진중공업 노조간부들과 4차례 이상 술을 마시며 탈퇴 권유한 사실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의문사위의 염규홍 조사1과장은 "안기부가 박씨의 사망에 개입했는지에 대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며 "의문사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돼 3기 의문사위가 출범한다면 안기부는 좀더 적극적인 자료 협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수씨 사건은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으로 있던 박씨가 구속 수감 중 입원했던 A병원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 당시 검찰은 자살로 수사 종결했으나 가족 및 진상조사단은 안기부 개입에 의한 타살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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