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광역자치단체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시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주용태 서울시 세제팀장은 “(이번 개편안은) 지방분권의 원칙을 흔들고 부동산 관련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세계적 추세와도 맞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해 지방 재정을 확충하겠다는 ‘지방분권을 위한 로드맵’과 지방세의 세목을 늘리겠다는 중앙 정부의 방침과도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정부혁신 지방분권위원회는 지난해 지방분권 및 재정·세제개혁 로드맵 등을 발표하면서 국세 중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기 위해 2005년부터 법령을 정비해 2006년부터 단계적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주 팀장은 또 “(이번 개편안이) 지방 균형재정이라는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치구의 세수가 줄어들면 서울시의 조정교부금 지출도 늘어 시(市) 재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중앙 정부가 이번 세제(稅制) 개편을 통해 종합부동산세로 거둬 지자체에 다시 나눠줄 수 있는 세수(稅收)는 2000억∼3000여억원(종합토지세 기준), 일선 지자체에 돌아갈 금액은 10억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전액을 지자체에 배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자체에 돌아갈 몫이 크지 않기 때문에 배분 효과도 적다는 분석이다.
이번 개편안에 대해 서울 중구 등 소위 ‘부자 구(區)’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구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전반적으로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며 “종합부동산세의 도입 취지는 알지만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구는 지난해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1위였으며 종합토지세로 564억원을 거뒀다.
또 지난해 재정자립도가 서울에서 가장 낮았던 강북구 관계자도 “세수 확충과는 상관없이 지방자치의 틀을 깨는 이번 보유세 개편안에 대해서는 반대”라며 “차라리 서울시가 검토 중인 ‘지방광역세’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서울시립대 임주영 교수(세무학)는 “이번 개편안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얼마나 부합되는 정책인지 의문”이라며 “부동산 문제는 거시경제의 틀 속에서 해결해야지 조세정책으로 풀어나가려고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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