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입쌀 소매용 판매해야”…美 中 濠 泰 4개국 요구

  • 입력 2004년 6월 9일 18시 50분


주요 쌀 수출국인 미국 중국 호주 태국이 ‘쌀 재협상’ 과정에서 자국산 쌀을 한국에서 소매용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협상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이재길(李栽吉)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대사는 9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 쌀을 쌀과자 등 가공용으로만 사용토록 한 데 대해 이들 4개국이 문제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사실상 한국 소비자가 수입쌀을 직접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9개국과 1차 협상을 모두 벌여본 결과 각국의 입장이 다르고 협상 시한이 있어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사는 “미국과 호주는 관세화(농산물 수입을 자유화하되 관세를 물려 수입량을 조절하는 것) 유예를 기본 입장으로 하는 한국측 사정을 이해한 반면 중국이나 태국은 관세화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1차 양자(兩者)협상 결과를 기초로 대외경제장관회의 등 부처간 협의를 거쳐 협상전략을 수립한 뒤 이달 중 미국 중국 등과 2차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쌀 재협상은 한국이 1993년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과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을 맺으면서 1995년부터 10년간 매년 MMA 명목으로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대신 관세화를 유예받았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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