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過政 연착륙 할까…쿠르드족 알사드르 過政인정

  • 입력 2004년 6월 13일 18시 57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자신들의 자치권이 빠졌다며 반발했던 쿠르드족이 결의안을 수용하며 한 발짝 물러섰다. 4월 이후 미군과 유혈충돌을 벌여 온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처음으로 과도정부 출범을 지지했다.

이라크 정정불안의 핵심인 이들 두 세력의 자세 변화로 과도정부는 일단 갈등을 봉합하고 첫걸음을 내딛는 모습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테러와 폭력사태가 끊이지 않아 정식 정부가 출범하기까지에는 많은 걸림돌이 남아 있다.

▽과도정부 인정하는 각 세력=쿠르드민주당(KDP), 쿠르드애국동맹(PUK) 등 쿠르드의 모든 세력이 참여한 ‘쿠르드 통합회의’는 11일 특별회의를 열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쿠르드족의 자치권 보장을 둘러싼 유엔-과도정부-쿠르드족의 갈등은 일단 해결됐다.

사드르는 이날 쿠파에서 열린 금요 기도회에서 “과도정부는 과거의 견해차를 해소하고 통일된 이라크 건설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설교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과도정부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두 세력의 입장 변화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 더 이상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하면 실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정세변화에 따라 쿠르드와 강경 시아파가 어떻게 돌변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본격화된 요인 암살=13일 과도정부의 카말 자라 교육부 문화국장이 바그다드에서 퇴근길에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12일엔 바삼 살리 쿠바 외무차관이 바그다드에서 사무실로 향하다 역시 총격으로 숨졌다.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서는 쿠르드계 수니파 종교지도자 이야드 쿠르시드 압델 라자크가 12일 괴한들에게 암살됐다. 지난달 17일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IGC) 이자딘 살림 의장이 차량폭탄 테러로 암살된 뒤 이라크 주요 인사 8명이 암살공격을 받았다.

6일과 9일엔 키르쿠크와 터키를 잇는 송유관이 폭파됐으며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바이지 지역에서는 발전소가 파괴돼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저항세력에 납치됐던 레바논 건설 근로자 1명과 이라크인 2명은 11일 팔루자 근처 도로상에서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됐다.

한편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군기지 인근에서 13일 경찰을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찰 4명을 포함한 이라크인 12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했다고 미군 대변인이 밝혔다.

바그다드의 루스토미야 경찰서 압둘 라자크 카드헴 부서장은 경찰 순찰대가 미 제1기갑사단 기지인 캠프 커보 앞 300m 지점을 지날 때 자살 폭탄차량이 터졌다고 말했다.

주요 인사에 대한 암살과 사회기간시설에 대한 공격은 내년 말 정식정부 출범 때까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2005년 1월 총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종파와 정파들이 무력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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