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만두공장 신영문 사장 인터뷰 녹음

  • 입력 2004년 6월 14일 16시 10분


“저의 죄를 깊게 뉘우치고 갑니다. 그러나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살아야죠, 제발 부탁합니다. 저희 비전만두는 아무 이상이 없으니 믿고 도와주십시오. 정말 죄송합니다. 건강하십시오.”

▶故 신사장 투신 이틀전 육성 인터뷰 듣기

무엇이 신영문(35) 사장을 한강으로 뛰어내리게 만들었을까?

만두 제조업체인 비전푸드의 신 사장은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13일 오후 8시50분경 서울 반포대교 난간에서 한강으로 몸을 던졌다.

그는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에서 1장은 국민에게 사죄하는 내용을, 나머지 2장은 부인과 1남1녀의 자녀에게 각각 “미안하다”, “엄마 밑에서 잘 살아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또 7~8개 은행의 차입금 10여억원과 거래업체의 부채 3억원 등 모두 13억원 가량의 부채 현황을 적은 별도의 메모도 남겼다.

신 사장의 시신은 투신 이틀째인 15일 현재까지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신 사장은 투신 이틀전인 11일 오후 ‘동아닷컴’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의 1차 책임은 어쨌거나 만두공장에 있지만 매년 만두소 제조업체를 단속했으면서도 미비한 법 조항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한 식약청의 책임도 크다”고 억울함을 토로했었다.

그는 “우리도 피해자”라면서 “아무리 돈이 좋아도 ‘단무지 파지’로 만두소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로 납품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매년 2회 이상 국가가 인정한 기관에서 세균과 대장균수에 대한 자가품질 검사를 받고 있는데 지난 수년간 부적합판정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다.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니고 단무지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무 일 뿐이다. 과수원의 배가 낙과하면 깨끗이 씻고 썩은 곳을 파낸 뒤 짜서 ‘배즙’을 만드는데, 그 개념과 똑같이 보면 된다”면서 언론등의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밖에 대기업의 납품 관행 비리와 자신의 최근 심경, 만두업계의 구조적 한계 등에 대해 조목조목 털어놨다.

신 사장의 인터뷰가 보도되자 "정부의 안일한 대처 때문에 만두업체만 죽었다" 며 일부 네티즌이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변명하지 말라"며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투신이 알려지자 불량만두의 책임 소재가 새롭게 쟁점이 되고 있으며 네티즌 사이의 논란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6월11일 신영문 사장과의 인터뷰 기사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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