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수도 이전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미흡하다. 이미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 4개 광역지자체가 신행정수도 후보지 선정평가위원회에 인력 파견을 거부하고 나섰다. 해당 지자체와 충청권 주민의 갈등 또한 불거지기 시작했다. 수도 이전 반대운동과 소송도 줄을 잇게 될 전망이다.
재원 마련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대선 당시 4조∼6조원이면 가능하다고 한 것이 슬그머니 45조원이 됐고, 최근 국토연구원 발주 조사에서는 95조∼120조원으로 늘었다. 여당의 신행정수도건설 특별위원장은 “정부 추산 45조원 가운데 민간 부담을 뺀 정부예산 지출은 11조원이며, 이 중 정부청사 매각으로 충당되는 3조원을 빼면 순수 정부지출은 8조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고속철 사업도 1990년 사업추진 당시 5조8000억원으로 추산했으나, 1차 개통에만 12조원이 들었고 최종 개통에는 총 18조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현 시점에서 수도 이전이 이처럼 속전속결로 추진되어야 할 사안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자주국방 비용과 농어민 보호 및 각종 복지기금 추가부담 등 돈 쓸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정치권이 진정으로 나라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이제라도 국민투표를 포함해 국민의 뜻을 수렴해야 한다. 국론 분열 속의 수도 이전은 성공하기 어렵다.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