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서울시와 함께 7월 1일부터 버스요금을 인상하려던 계획을 유보하고 현 체계를 유지키로 잠정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청식 경기도 교통과장은 “서울시가 경기도 내에서 무료 환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서울 시내버스의 적자 일부분을 도에서 부담해달라고 요구해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그동안 서울시와 버스요금체계 개편안에 대해 협의를 하면서 시내버스 등의 요금을 평균 30%가량 인상하는 내용의 통합거리비례제를 도입하기 위해 공청회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서울시가 예산 지원을 요구하는 바람에 통합거리비례제를 도입할 수 없고 이에 따라 자연히 요금 인상의 필요성도 없어졌다는 것이 경기도의 설명이다.
무료 환승으로 도내 버스업체들에 적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전해줘야 하는 재정부담에다 서울시의 일방적인 추진에 따른 불만 등이 이번 유보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거리비례제를 하려면 버스에 신교통카드단말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협의조차 안 된 상황에서 무료 환승에 따른 비용부담 문제는 제대로 논의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버스들의 무료 환승에 따른 비용을 서울버스는 서울시가, 경기버스는 경기도가 부담하자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라며 “경기도민의 환승 비용을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내 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앞서 주행거리 10km까지 기본요금 800원, 이후 버스나 지하철로 갈아탈 경우 5km마다 100원의 요금이 추가되는 대신 기본 주행거리 안에서는 무료로 환승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버스요금체계를 확정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합의하지 않으면 경기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해 다른 버스나 지하철로 환승할 경우 무료 환승 혜택을 볼 수 없으며 또한 요금도 각각 달라 승객들의 불편과 혼란이 예상된다.
한편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이날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의 거리비례제는 장거리 이용자인 경기도민에게 교통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제도”라며 경기, 인천과의 충분한 협의와 대중교통노선의 완전공영제 실시계획 마련 등을 촉구했다.
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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