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이양 D-5…이라크 저항세력 대대적 공세

  • 입력 2004년 6월 24일 19시 00분


이라크 주권이양일(30일)을 앞두고 과도정부와 미군 등 연합군에 대한 저항세력의 대대적인 공세 조짐이 가시화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군정(CPA)은 이 와중에 25개 부처 업무 중 대부분을 과도정부에 인수인계하는 등 주권이양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전쟁 양상으로 번질까=24일 오전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5차례의 차량 폭탄 공격이 동시 다발로 발생해 44명이 사망하고 216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차량 폭탄 공격은 경찰서를 목표로 했다.

또 이날 서부도시 라마디와 북동부 바쿠바 등지에서도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이라크 경찰관 등 13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이라크 북부지역 미군 사령관인 카터 햄 준장은 23일 “그동안 잠잠했던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세가 주권이양일이 가까워지면서 강화되고 있다”면서 “주권이양일 전후 대규모 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내 자유와 민주주의를 반대하는 세력들은 다음 주나 주권이양이 이뤄진 직후 과도정부를 흔들기 위해 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저항세력의 공격이 급증하고 있으며 강도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석유 송유관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4차례 이상 발생해 이라크 남부지역의 석유수출이 중단됐다.

▽해외 테러용병 대거 유입=알 카에다 등 해외 테러조직들이 미국의 ‘이라크 구상’이 담긴 주권이양을 방해하기 위해 속속 이라크에 잠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24일 “알 카에다 요원을 포함한 외국인 테러용병 4000∼5000명이 이라크에서 활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 일본대사관의 치안정세 분석보고서를 인용해 테러 용병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시리아, 이란 등을 통해 이라크로 잠입해 이라크를 혼란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외국 테러용병들이 미군은 물론 과도정부의 고위인사, 군인과 경찰로 근무하는 이라크인까지 테러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P통신은 한국인 김선일씨를 살해한 테러 조직원도 억양과 사투리로 볼 때 이라크인이 아니라 아라비아반도 출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의 사우드 알 파이잘 외무장관은 23일 “사우디 국민이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지하드(성전)에 참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혀 사우디인들이 이라크에 유입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과도정부 대응책 마련=미국과 과도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AFP통신은 23일 이라크 내 미군 사령관들과 이라크 군대, 경찰, 이라크 내무관리들이 ‘안보행동위원회’ 구성을 위해 조만간 회의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연합군과 이라크 과도정부가 주권이양 이후 이라크 치안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연합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했다고 전했다.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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