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5일 발표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의 후보지 평가 결과는 사실상 수도 이전 대상지를 확정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충남 연기 공주 지구와 그 일대, 탈락 예상 후보지들의 부동산 시장이 극명한 명암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연기-공주지구 토지 매물 급증=이번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충남 연기-공주 일대에서는 지난달부터 후보지로 최종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토지 수용 대상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등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수용 가격이 실거래 가격을 크게 밑도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연기군 대산공인 이세영 사장은 5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후보지에 편입된 연기군 남면과 금남면 동면 일대 관리지역(옛 준농림지)의 30%는 2002년 대선 이후 주인이 바뀌었다”며 “공시지가가 2만∼3만원 선인 도로변 논의 호가(呼價)가 평당 1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도 이전 후보지로 가장 유력하다는 소문이 일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지금은 거래가 전혀 없는 상태. 이 사장은 “중개업소별로 20∼30건씩 토지 매물을 갖고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다만 토지를 수용당한 뒤 그 대가로 다른 지역 땅을 받는 대토(代土)를 노리는 이들만 간혹 가격을 물어올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기군 일대 논밭의 평균 매매가는 평당 10만∼30만원이지만 공시지가는 대부분 5만원 이하다.
연기군 한마음공인 관계자도 “아직까지 수용 대상 지역이 정확하지 않아 시세가 급락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앞으로 해당 지역 땅값이 공시지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주변지역 ‘신(新)수도권’ 기대=수도 이전 대상지역 주변 부동산 시장은 ‘신수도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후보지에서 반경 10km까지는 건축제한과 토지거래허가지역 지정 등 각종 규제가 집중되지만 그 바깥에 있는 지역은 수도 개발의 후광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개발회사인 도우산업개발 손상준 사장은 “대전과 조치원읍 일대가 수도 이전의 최대 수혜지”라며 “수도 개발에 따른 각종 기반시설 유치와 인구 증가 등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 후보지에서 탈락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도 전반적인 충청권 발전으로 인해 상당한 개발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시중 자금이 행정수도가 이전하는 지역의 주변으로 몰리면서 다른 후보지들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하지만 수도 이전을 계기로 충청권 일대의 개발 잠재력이 커진 만큼 급격한 가격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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