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의원 전원이 처음 국회에 진출한 ‘초선당’. 민노당은 4월말 19개 상임위 중 꼭 의원을 배치해야할 전략 상임위 10개를 골랐다. 그러나 정작 재벌 개혁을 다루는 정무위를 빠뜨렸다. 정무위가 대통령정무수석실처럼 정치 전반을 다루는 곳으로 착각했던 것. 뒤늦게 정무위 관할에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는 당내 전략가인 노회찬(魯會燦) 의원을 긴급 배치했다. 그러나 비교섭단체 의원들의 상임위 조정 과정에서 노 의원은 법사위로 밀려났고 이에 항의해 노 의원은 법사위에 ‘출근 거부’ 중이다.
민노당 의원들은 국회 본청과 회관을 연결하는 지하통로가 있다는 걸 몰랐다. 갑자기 비가 오면 한동안 비를 맞고 걸어 다녔다. 다른 의원들이 비가 오면 지하로 떼 지어 내려가는 걸 의아하게 생각했다. 심상정(沈相정) 의원은 “식당가는 줄 알았지”라고 허탈해했다.
국회 직원들도 고충이 많다. 새 얼굴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의원 출석 여부를 확인하는 계수요원들이 그렇다. 한 여직원이 열린우리당 민병두(閔丙두) 의원에게 물었다. “저…, 의원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민병두인데요” “어머 그래요. 왜 이렇게 사진하고 실물이 달라요” “….”
육군 중장 출신인 한나라당 황진하(黃震夏) 의원은 얼마 전 국회 중앙기자실에서 주한미군 감축 관련 브리핑을 한 뒤 질문을 받으면서 모 신문의 여기자를 ‘미스 최’라고 호칭,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당황한 보좌관이 “여기 있는 말진(막내 기자)들과 식사 한 번 하시지요”라고 긴급 제안했다. 그러자 황 의원은 “말진이 뭐야. 군대로 치면 이등병이란 얘기잖아”라고 말해 좌중을 더욱 썰렁하게 만들었다.
열린우리당 A의원이 본회의장 복도에 설치된 커피 자판기 앞에서 한동안 서성이며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렸다. 낯익은 B의원이 나타나자 반갑게 말했다. “동전 좀 빌려 주세요.” B 의원이 답했다. “그 자판기 공짜야.”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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