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15일 조지 W 부시 대통령 진영이 부동층 공략보다 전통적인 공화당원 결집에 더 힘을 쏟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거 판세가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로 양극화되자 지지층 이탈을 최소화하자는 ‘역발상’의 전략이다.
▽역발상 전략=올해 미국 대선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부동층이 적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후보에 대한 지지층이 극명하게 나뉘어 있다는 뜻이다.
2000년 7월 부동층 비율은 32%였지만 지금은 21%에 불과하다. 조만간 10% 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특히 부동층도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을 뿐, 내심 지지후보를 정한 ‘무늬만 부동층’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부시 진영의 선거참모들은 부동층을 공략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로버 노퀴스트 세제개혁협회 회장은 “(이미 부시를 택한) 45%의 유권자들에게 형제자매와 친구들을 투표장으로 데려오라고 요청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 전략은 1992년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 실패와 2000년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저조한 투표 참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뜻도 있다. 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거참모였던 제임스 카빌은 부시 대통령측이 채택한 선거전략을 “새롭다”고 평가했다.
▽지역주의 심화=여론조사 결과 공화당원의 90%는 부시 대통령을, 민주당원의 90%는 케리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동북부와 서부는 민주당, 중·남부는 공화당 지지로 선명하게 갈린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은 세금 감면, 낙태 반대, 종교단체 지원 등 공화당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공약을 집중 강조해 지역구도를 더 강화하고 있다. 상원에서 부결된 동성결혼 금지를 위한 헌법 개정안을 공화당이 계속 추진하려는 것도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의도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50개주 중 아이오와, 미주리, 오하이오, 위스콘신 등 17개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들은 이미 판세가 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케리 후보와 민주당측은 “부시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을 갈라놓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