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황재성/불신만 쌓이는 목표주가 예측

  • 입력 2004년 7월 20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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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삼성전자 100만원 징크스’라는 게 있다.

삼성전자에 대해 목표주가 100만원을 제시하는 증권사 발표가 나오면 삼성전자 주가와 종합주가지수가 하락세로 반전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삼성전자 징크스는 2000년과 2002년 그리고 올해 등 모두 3차례 있었다.

2000년의 경우 국내의 한 증권사가 목표주가 99만9000원을 제시하자 주가가 38만8000원(7월 13일)을 찍고선 13만6500원까지 추락했다. 2002년에도 목표주가 100만원이 나온 뒤 주가가 43만2000원(4월 24일)에서 꺾였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종합주가지수가 한창 오름세를 보이던 3월과 4월에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100만원도 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가 63만7000원(4월 23일)을 연중 고점으로 한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런 일이 삼성전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증권사들이 발표한 6800여건의 목표주가 가운데 실제 주가가 한 번이라도 목표주가에 도달한 것은 55%에 불과한 3700여건 정도였다. 반면 실제 주가가 목표주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경우는 2000여건으로 30%를 넘었다.

물론 주가 예측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가에는 경제 사회 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크고 작은 일들이 뒤엉켜 영향을 미친다. ‘재료’가 주가에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대한 판단도 투자자들마다 다르다. 오죽하면 ‘주가 맞히기는 신(神)의 영역’이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하지만 일반 투자자에게 증권사의 투자분석과 목표주가 예측은 중요한 참고서이다. 참고서가 자주 틀릴 때 학생(투자자)들의 불신과 외면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 한국 증시는 투자자 부족으로 인한 거래 빈사상태에 놓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증권사들이 더욱 정확한 투자분석보고서와 주가 예측을 내놓아야 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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