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2년 전 차값은 다소 비싸지만 길게 보면 기름값이 싼 경유차량이 경제적일 것이라고 판단해 레저용 차량(RV)을 샀다. 당시 경유가격은 680∼690원이었다.
김씨는 “경유가격이 이렇게 많이 올랐고 앞으로도 더 오른다고 하니 비싼 경유차를 괜히 샀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의 세금 인상과 국제 원유가격 상승의 여파로 경유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L당 1000원 시대’를 맞게 됐다.
신규등록 차량 가운데 경유차량 비중은 올 1월 48.7%에서 6월에는 55.3%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휘발유 차량은 39.1%에서 33.2%로 떨어졌다.
▽경유, 휘발유보다 많이 올랐다=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국 556개 표본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1월 첫 주 L당 1322.98원에서 7월 셋째 주에는 1367.35원으로 3.3%(44.37원)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경유는 829.06원에서 932.92원으로 12.5%(103.86원) 올랐다.
정부가 7월부터 경유에 붙는 세금을 58원 인상한 것을 제외해도 가격 상승률은 5.5%(45.86원)로 휘발유보다 높다.
석유공사는 “RV 등 경유차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경유 수요가 늘었고 이에 따라 휘발유보다 가격 인상폭이 더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1∼6월 휘발유 소비량은 2757만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9% 감소했다. 반면 차량용 경유 소비량은 5366만배럴로 3.2% 증가했다.
▽정유사, 국제가격 영향이 크다=국내 정유사들은 이와 관련해 “국내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경우 경유가 휘발유보다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시장의 가격은 휘발유가 1월 1일 배럴당 37.49달러에서 7월15일 42.81달러로 14.2%(5.32달러) 올랐다.
이 기간 경유는 34.76달러에서 43.20달러로 24.3%(8.44달러)나 올랐기 때문에 국내 경유가격도 더 많이 올랐다는 것.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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