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학만 잘하면 이공계大 진학…교육부 인력 확보방안

  • 입력 2004년 7월 28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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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28일 이공계(의대 약대 한의대 제외) 대학 입시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부터는 수학과 과학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개편안에 따르면 2008학년도 대입전형부터 각 대학이 수학과 과학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 방법을 자체 개발해 실시할 수 있게 된다. 시험 방법은 논술, 심층면접, 실험, 실기 등이다.

이 방안은 모든 대학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 재량에 따라 지금처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만 인정할지, 수능을 자체 시험과 병행할지, 수능을 평가 항목에서 완전 제외할지를 결정한다.

아직 세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구체적인 실시 계획과 방법, 대학들의 수용 여부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상당수 이공계 대학에서 이번 방안과 같은 입시제도 개편을 주장해 왔다는 게 교육인적자원부의 설명이다.

교육부 한석수(韓晳洙) 학사지원과장은 “지금도 대학이 자율적으로 입시전형을 결정할 수 있지만 이번에 정부가 이를 적극 권장키로 함에 따라 대학별로 2008학년도 이전까지 객관적인 평가 방법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이 입학전형을 2∼3년 전에 미리 발표하기 때문에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의 경우 이에 맞춰 미리 입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학 과학 과목 이외에 다른 분야에 대한 실력도 어느 정도는 갖춰야할 것으로 보인다. 수학과 과학 지식에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시험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실제 2003학년도 서울 모 대학의 자연계열 논술 문제는 ‘물리학의 역학지식을 활용해 놀이 시설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한 뒤 이를 토대로 경영계획서를 짜라’였다. 수학 과학에 생활경제(경영계획서)가 추가된 것이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진학 희망 대학을 선택한 뒤 학교에서 수리와 과학탐구 영역을 심화선택 과목으로 이수하되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또 다음 달 말 발표 예정인 대입제도개선안에서 이번 방안을 구체화해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이 대학 본고사 부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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