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죽지 않게 데려와라” 냉동나비 공수작전

  • 입력 2004년 7월 29일 17시 55분


‘냉동 나비’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요즘 유통업계에선 ‘살아 있는 생물’을 이벤트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이 다음달 2∼8일 여는 ‘함평 나비축제’가 대표적인 예. 전남 함평군에서 호랑나비 등 나비 10여종 2000여 마리를 공수해와 ‘나비 생태관’에서 전시하는 행사입니다.

문제는 이 나비들을 어떻게 가져오느냐는 것. 실온 상태에서 장시간 가둬놓고 운반을 하게 되면 나비들이 에너지 소모가 많아 대부분 못 견디고 죽는다고 합니다.

답은 온도에 있습니다.

나비가 활동하기에 최적의 온도는 섭씨 25∼30도. 그 이하면 나비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답니다. 함평나비연구소 정헌천 소장은 “섭씨 8∼10도가 유지되는 아이스박스에 나비를 삼각봉투에 넣어 운반한다”고 설명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냉동인간인 셈이죠. 나비를 다시 실온으로 녹여주면 3일 정도 살아 날아다닙니다. 따라서 1주일 행사를 위해 나비들은 두 번으로 나뉘어 공수됩니다.

한편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살아 있는 고등어를 수족관에서 팔고 있습니다. 고등어는 잡힌 뒤 계속 움직이지 못하면 얼마 못살고 바로 죽는 생선인데요.

이 백화점은 독특한 운반법으로 활(活)고등어를 공급합니다. 먼바다에서 잡힌 고등어는 먼저 남해안의 섬까지 그물로 몰고 간 뒤 그 상태로 가둬놓습니다. 특수사료를 먹여가며 서서히 갇혀 사는 것에 적응시키는 거죠.

이렇게 적응된 고등어는 수온 산소 조명 등이 최적화된 특수 활어차량으로 서울 백화점 매장까지 이동됩니다. 운반과정에서 급발진이나 급브레이크도 피해야 한다네요.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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