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중고교 교과서가 ‘기업은 돈 벌어서 사회에 환원하는 게 목적’이라는 등 왜곡된 시장경제관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과서는 반기업 정서에 입각해 편찬되는 게 아니다. 교과서의 전체적인 틀은 학생들이 시장경제의 강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구성돼 있다. 만일 민주노총에서 교과서를 분석하면 반노동자 정서라고 비판할 부분이 있고, 대한상의가 분석하면 반기업 정서라고 비판할 대목이 있을 것이다.
나무 몇 그루가 비뚤어졌다고 숲 전체가 엉망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교과서에 나타난 기업의 전반적인 모습은 ‘국가 경제발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생산 활동의 주체’다. 기업은 무한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혁신하고 기술개발을 하며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기술돼 있다. 교과서의 어느 곳에도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 기업의 본질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하지 않았으며, 교과서에 언급된 ‘사회적 책임’이 곧 ‘이윤의 사회 환원’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교과서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바로잡아야 하며, 그 통로는 언제나 열려 있다. 교과서 저자들은 온당한 비판에 대해서는 언제나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
재계가 교과서 내용에 불만을 가질 수 있겠지만 교과서를 탓하기 이전에 정경유착, 회계부정, 편법 상속 및 증여, 불공정 경쟁, 부도덕한 주가관리 등의 문제 야기로 스스로가 학생들에게 ‘반기업 정서’를 심어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박형준 성신여대 교수·사회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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