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이라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국정과제를 붙들고 씨름해야 한다. 야당과 정체성 논란이나 벌이고 역사를 들쑤셔 나라를 거대한 토론장처럼 만드는 것이 지금 집권당이 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정체성’은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주면 된다. 말과 행동이 어긋나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이다.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쏟겠다고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 야당의 정체성 공격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던 당 대표가 하루를 못 참고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하니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당의 관심은 오로지 정체성 시비와 과거사 들추기를 통해 야당을 망신 주는 데에만 쏠려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당의 중진 의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경륜과 전문성을 살려 당을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당으로 바꿔야 한다. 초선의원들이 수도 많고 드세다고 해서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의견들을 잘 걸러서 당론으로 만들고, 한번 당론으로 정해지면 혼연일체가 돼 밀고 나갈 수 있도록 당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중진들이 제 역할을 못하니까 이른바 민주정당이란 곳에서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보좌관들을 상대로 ‘인민재판’을 벌이는 해괴한 일까지 벌어지는 것 아닌가.
당 정책위원회가 향후 1년간 추진해야 할 정책들을 포괄적으로 묶는 ‘정책 로드맵’을 만든다고 한다. 지식과 정보를 총동원해 국민이 안심하고 따를 수 있도록 국정의 우선순위를 정해 주기 바란다. 집권당이 달라지지 않고서는 정치도 나라도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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