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빅토리’ 등 사연이 있는 할인점음악

  • 입력 2004년 8월 5일 17시 55분


“랄랄라 노래 CD 사주세요.”

자녀분이 할인점에서 이렇게 떼쓰지 않던가요?

아이들이 ‘랄라라 노래’라고 부르는 것은 할인점 이마트 매장에 가면 들을 수 있는 ‘이마트가’입니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직원들은 오후 4∼5시에 일을 멈추고 음악과 함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외칩니다. 처음 겪는 손님들은 당황하지만 어린이들은 좋아합니다.

‘이마트가’, ‘롯데마트가’ 등의 ‘로고송’이 흘러나오면 할인점에 자주 다닌 어린이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CD를 사주세요”라며 조르기도 한다는군요.

홈플러스에서는 월∼금요일 오후 3시마다 모든 직원이 ‘국민체조가’를 변주한 댄스음악에 맞춰 똑같은 춤을 춥니다.

단골 어린이들은 이 춤도 알고 있습니다. 직원들 앞에 거울처럼 서서 직원들의 춤을 따라한다는군요. 처음엔 당황하던 부모도 음악에 따라 춤추는 자녀를 보면 즐거워한다고 합니다. 이 시간만 골라 쇼핑하러 오는 손님이 따로 있을 정도라네요.

할인점은 또 일일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순간 ‘축하곡’도 틀어줍니다. 직원들을 격려하려는 음악이다 보니 록그룹 ‘코리아나’의 ‘빅토리(Victory)’ 또는 영국그룹 ‘퀸’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과 같은 노래가 인기입니다.

또 손님이 없는 오전 시간에는 조용한 음악, 손님이 많은 퇴근시간 이후에는 밝고 경쾌한 음악을 내보냅니다.

류정현 홈플러스 주임은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손님은 일부러 오전에 온다”며 “빠르고 경쾌한 음악으로 활기차게 일하고 싶지만 손님들의 불만 탓에 오전에는 조용한 음악을 틀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할인점에 가시면 음악에도 한번 귀 기울여 보세요.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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