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나흘간 뉴욕에서 열리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는 이런 모습이 될지 모른다. 뉴욕 주민 상당수가 그 기간에 맞춰 휴가 계획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한 대학의 여론조사 결과 뉴욕시 유권자 중 12%가 이 기간 중 ‘탈(脫)뉴욕’을 계획하고 있다.
수만명의 전당대회 참가자와 50만명으로 예상되는 시위대로 거리와 지하철역이 붐비고 신분증 검사와 교통통제로 짜증스러운 나흘간이 될 게 뻔하니 떠나겠다는 것이다. 테러공격설도 있다.
로드아일랜드로 떠나겠다는 타냐 시몬스(24)는 “공화당이 세계에서 가장 바쁜 도시를 골라서 전당대회를 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대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7일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공화당의 주장을 가까이서 듣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뉴욕은 등록 기준으로 민주당원이 공화당원의 5배에 이르는 전통적인 민주당 성향 도시다.
맨해튼에 사무실이 있는 50개 이상의 회사들은 전당대회 기간 중 집단휴가를 가거나 재택근무를 하자는 종업원들의 건의를 받아들이고 있다. 광고대행회사 AR는 종업원 38명 전원에게 휴가를 주기로 했고,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전당대회장 부근에 있는 출판사 맥그로 힐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관객 격감을 걱정하고 있다. 공화당은 29일 8개의 공연 티켓 1만4000장을 대의원과 초청 인사들에게 배포할 예정이지만 브로드웨이는 관객 부족으로 썰렁할 게 분명하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망했다.
올해 토니상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던 뮤지컬 ‘캐롤라인 또는 변화(Caroline or Change)’는 29일 막을 내린다. 역시 토니상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연극 ‘프로즌(Frozen)’과 뮤지컬 ‘작은 공포의 가게(Little Shop of Horrors)’는 22일 막을 내릴 예정.
‘캐롤라인 또는 변화’의 프로듀서 로코 랜데스먼은 “공화당원은 전당대회에만 정신이 팔려 있을 것이고 공화당원이 아니면 뉴욕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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