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빼어난 장점은 이렇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아이디어, 불도저와 같은 과감한 추진력, 조직을 아우를 줄 아는 융화력 등. 그의 경영인으로서의 자질은 참으로 본받을 만하다.
윤 회장의 가장 큰 장점은 인재육성에 대한 철학과 고집이다. ‘독수리의 눈’으로 인재를 찾아내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파격이라고 불릴 만한 사건을 많이 만들어냈다.
인재를 골라내는 윤 회장의 안목은 30대의 젊은 부장을 계열사인 웅진식품 사장에 임명한 것이나 입사 2년차 경력사원을 웅진코웨이 사장으로 발탁한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현재 웅진그룹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고 한다.
윤 회장의 인재 경영은 비단 회사 내 경영진을 뽑는 데 그치지 않는다. 렌털 제품 서비스 전문가인 ‘코디’라는 직업군도 새로 창출해냈다. 일을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던 수많은 능력 있는 주부들이 이 직업군에 도전해 현재 전국 9500여명의 코디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 회장은 강연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 사람임을 강조한다. 많은 기업에서 내세우는 비전이지만 제대로 실천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게 바로 이 ‘사람 경영’일 것이다.
외식업계는 특히 ‘피플 비즈니스’라고 할 만큼 사람이 중요한 분야다. 고객을 대하는 것, 고객의 입맛을 연구하고 사로잡는 것 모두 사람 경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잘되지 않는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할 때 나는 윤 회장을 역할 모델로 삼아 생각을 정리하곤 한다.
놀부는 소비자와 직접 접촉을 하는 점포 직원들이 쌓아놓은 지식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두 가지 제도가 도입돼 있다.
우선 분야별 전문가를 발굴해 직원들끼리 실무에 관련된 지식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멘터링’ 제도가 있다. 사회 경험이 풍부한 스승(멘터)이 사회 초년생인 제자(멘티)를 만나 제자의 인격과 능력을 계발하게 하면서 스스로도 성장해 가는 제도가 바로 멘터링이다.
또 직원들이 사내 학습동아리 활동을 통해 개개인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윤 회장을 존경하는 이유로 비슷한 행로를 걸어왔다는 동질감도 있을 듯하다. 넉넉하지 못했던 젊은 시절을 보내면서 회사 창립 20년 만에 대표적인 중견기업으로 발전시킨 자수성가 경영인의 모습에서 나의 지난 시절이 반추되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최근 20대 과장, 대리급에서도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하겠다는 공언을 했다. 그의 과감한 인재 정책으로 회사가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순진 ㈜놀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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