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2주 동안 미국에 가서 가족과 지낸데요.”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은 3주일 동안 등산을 간다는군요.”
실제로 코헨 행장은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9일 출근을 했습니다.
전문 산악인인 팰런 행장은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봉에 오르기 위해 무려 20일 동안 행장 사무실을 떠났습니다. 두 은행은 외국계 펀드가 대주주입니다.
외국계가 대주주인 은행의 은행장 가운데 하영구 한미은행장만이 노조의 파업 때문에 여름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하 행장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7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미국 씨티그룹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이에 비해 다른 국내 시중은행장들의 여름휴가는 그리 여유롭지 않습니다. 지난해 휴가를 가지 않았던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13일부터 2박3일 동안 경주에서 열리는 학술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했습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도 지난달 제주에서 2박3일 동안 열린 부부동반 하계 세미나에 참석한 것으로 휴가를 대체했습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도 “행장님이 가셔야 행원들도 갈 수 있다”는 직원들의 간청을 받아들여 10일부터 2박3일간 쉬었습니다.
일을 위해 휴식을 미루는 모습은 참 보기 좋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은 내일을 위한 재충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일부 은행장은 준법감시 활동과 결합된 외국식 명령휴가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행장 이하 모든 직원이 일정 기간 무조건 휴가를 가도록 하고 그동안 감사실 등에서 1년 동안의 업무에 하자가 없었는지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행원들이 법을 지키며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은행도 좋고 은행장 이하 행원들은 마음껏 휴가를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것입니다.
신석호 경제부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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