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동지역의 정정(政情) 불안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생산능력 감소, 중국과 인도의 석유 수요 급증 등 유가 상승 요인이 해소될 전망이 별로 안 보이기 때문이다. 상반기까지 유가 하락을 낙관하던 정부도 이제는 고유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쪽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세계 6위 석유소비국이면서도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연료비에 이어 전력요금 등 다른 비용마저 줄줄이 오를 경우 국민생활은 ‘불경기 속의 고(高)물가’라는 최악의 국면에 빠질 것이다. 세계경제의 회복세마저 고유가의 영향으로 둔화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머뭇거릴 여유는 없다.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의 경영합리화를 통해 가격인상 압력을 최대한 자체 소화하도록 유도하고, 민간경제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유인책을 적극적으로 내놔야 한다. 고유가를 틈타 과도한 이윤을 챙기는 정유사와 주유소가 나오지 않도록 담합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단기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극단적인 석유일변도 및 수입의존형 에너지구조를 바꾸기 위한 정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고유가 충격 흡수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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