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와 부인 손복희씨(50)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5년 전 잃은 터여서 충격은 더욱 컸다.
대학생이던 황씨의 아들은 5년 전 학교 선후배들과 물놀이를 갔다가 물에 빠진 후배를 건져내고 정작 자신은 힘이 빠져 익사했다. 그 후 황씨 부부는 가슴에 묻은 자식을 달래려는 듯 딸과 함께 매일 아침 골목길 청소에서부터 주말 자연보호 캠페인과 불우이웃돕기 성금 기탁 등 각종 봉사활동을 열심히 해 왔다.
급성백혈병은 고액의 치료비가 꾸준히 필요한 난치병. 대전성모병원에 입원 중인 황씨는 1차 항암치료에 들어가는 다음 달부터는 한 달에 2000만∼4000만원의 치료비가 든다. 그런 황씨가 갑자기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 500만원을 기탁한 것.
부인 손복희씨(50)는 “남편이 백혈병동에 입원한 뒤 ‘우리보다 더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환자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마지막으로 그들을 돕고 싶다’고 말해 성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금을 전해 받은 복지회 최명숙씨는 “너무나도 미안하지만 받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라며 “고액의 치료비가 드는 난치병 환자들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이 참으로 서글프다”고 말했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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