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탈북자 지원단체들은 “외교부가 탈북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는지부터 자성하라”고 반박했고 정부 내에서도 “오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반 장관의 발언은 15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이른바 ‘기획 탈북’이 정부의 대북화해협력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와 관련된 비정부기구(NGO)의 활동 자제를 당부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정부의 탈북자 정책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낳고 있다.
반 장관은 이날 실국장회의에서 “최근 탈북자가 급증하지만 정부의 대처 능력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중국을 유랑하던 탈북자들이 인접 국가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 정부가 무한책임을 지면서 보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반 장관은 이어 “NGO가 이른바 기획 탈북을 하다가 잘 안될 경우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는 일은 아주 곤란하다”며 정 장관의 NGO 비판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장관은 이 같은 발언의 민감성을 의식해 “내 얘기가 대외적으로 알려지면 ‘그러면 정부가 책임을 안 지겠다는 말이냐’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의 참석자는 “반 장관의 발언 취지는 정부가 탈북자 보호를 소홀히 하겠다거나 탈북 지원 NGO를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서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탈북자 지원 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千璂元) 대표는 “탈북자들은 목숨을 걸고 한국행을 시도하지만 외교부는 여론과 언론의 비판이 거세질 때만 탈북자 보호에 적극 나서곤 했다”며 “한국에 외교부가 있느냐고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탈북 지원 NGO들의 지나친 의욕이 정부로선 골치 아픈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탈북자 보호’라는 NGO의 순기능도 인정해야 한다”며 “그러나 반, 정 두 장관의 발언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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