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정치권력에 의한 정보 통제 기도가 없다면 이제 권력은 내가 아닌 언론이 갖고 있는 것”이라며 평소의 ‘언론 권력론’을 거듭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어느 때나 정보를 가진 사람이 권력을 행사했고, 대중매체시대에 정보 관리자는 바로 언론사와 언론인들”이라며 “과거 정치권력의 박해에 맞서 싸운 것도 대단한 것이지만, (언론이) 스스로의 절제로 권력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 진정 어려운 싸움”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이제 국민이 무엇을 원하게 하느냐를 결정하는 그 힘을 청와대에 있는 내가 갖고 있나, 아니면 집단으로서의 여러분이 갖고 있나”라고 반문하며 평소의 ‘언론 권력론’을 거듭 밝혔다.
또 노 대통령은 “진실은 기자의 감정이나 이해관계보다 우선해야 하고, 언론사와 그 시기에 특별히 힘을 가진 사람의 이해관계에도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협회장이 인사말에서 ‘앞으로도 굽히지 말고 투쟁하자’고 했는데, 그 상대가 내가 아닌가 해서 겁도 나고 걱정된다. 묘한 기분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언론과 권력이) 옛날처럼 떳떳하지 못한 유착으로 권세와 이익을 나누는 게 아니라, 서로 새 공동체를 위해 자기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절제하면서 협력하자”며 “나 또한 언론의 자유와 소중함을 잘 인식하고 존중하는 정치인으로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과거사 진상규명 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얼마 전에 TV 토론을 봤는데 ‘진실은 국익보다 앞선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뜨끔했다”며 “취임 후 경제가 어렵고 정치적인 문제로 제대로 챙기지 못했지만 ‘과거의 진실을 왜 밝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떳떳이 답변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 김혜경(金惠敬) 민주노동당 대표,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 장관, 지은희(池銀姬) 여성부 장관,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 회장) 한국신문협회장, 이정식(李廷湜·CBS 사장) 한국방송협회 부회장, 김학준(金學俊) 동아일보 사장, 박기정(朴紀正)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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