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기능을 마비시킨 정전사태나 푹푹 찌는 전철에 대해서도 꿋꿋이 참아내던 뉴욕 시민들이 다음주(30일∼9월 2일)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슬금슬금 뉴욕을 빠져나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당대회가 열릴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가까운 36번가에 살고 있는 샤론 페인(26·여)은 아파트를 다음주 일주일 동안 2500달러에 임대하겠다는 광고를 인터넷에 올렸다. 자신은 맨해튼에서 벗어나 뉴욕주 북부의 한적한 곳에서 쉬다 올 생각이다.
북쪽의 메인주는 ‘맨해튼 탈출’ 인파를 끌어들이기 위해 TV 광고를 냈다. “전당대회 때 완벽한 도피처를 찾습니까”라는 말로 뉴요커에게 접근하고 있다.
디자인 컨설턴트인 알렉스 울프(여)는 알 카에다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9·11테러 복구를 지휘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한꺼번에 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시 경찰은 맨해튼의 교통상황을 평소처럼 유지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뉴요커들은 극심한 체증이 나타날 것이 뻔하다고 예상한다. 이미 매디슨 스퀘어가든 부근에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기 시작해 일부 지역에선 지난주부터 심각한 정체가 빚어졌다.
전당대회 참석자 외에도 수천명의 정치인과 취재기자들이 맨해튼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다른 도시 거주자들은 이 기간 중 뉴욕 관광을 피하고 있다. 이달 초 뉴욕의 주요 금융기관 건물에 대한 테러공격설과 함께 뉴욕 전체에 테러 위험이 높아졌다는 정부의 경고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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