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존경하는 리더]美 GE 前 회장 레지널드 회장

  • 입력 2004년 8월 29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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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널드 존스 전 회장 -사진제공 GE코리아
레지널드 존스 전 회장 -사진제공 GE코리아
몇 년 전 세계적인 기업 GE의 전(前) 회장인 잭 웰치의 자서전이 불티나게 팔리던 때가 있었다. 뒤이어 GE방식의 경영서적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어느 자리를 가도 웰치가 화제가 됐으며 실제 많은 기업이 웰치와 GE를 모방했다.

그러나 ‘인재가 회사의 첫 번째 자산’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필자는 웰치보다 회사에 맞는 인재를 키워 GE를 획기적으로 성장시켰던 레지널드 존스의 ‘인재 경영’에 관심이 끌렸다. 당시 네오위즈는 갑자기 커진 회사 규모 때문에 중추 역할을 맡을 팀장급 인재확보가 무엇보다 급할 때였다.

웰치는 이 시대의 가장 추앙받는 경영인 중 한 명이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회사를 맡긴 직전 회장 존스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존스는 웰치를 우연히 GE의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한 것이 아니다. ‘인재개발 회사’로 자부하는 GE의 시스템과 존스의 탁월한 선택의 결과였다. 존스는 경영을 물려받을 사람을 찾기 위해 96명의 후보자를 선정했고 9년에 걸쳐 사람을 고르고 검증했다.

사실 처음에 회사에서 추천한 후보자 중에는 웰치가 없었다. 하지만 저돌적인 추진력을 가진 웰치가 빠진 것을 안 존스는 그를 후보로 올려놓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이후 5년간 3명으로 후보를 압축했고 3명 중 GE의 변혁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은 적극적인 성격의 웰치라고 믿은 존스가 그를 발탁했다. 당시 GE는 실적이 대단히 좋아 다른 기업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존스는 기업의 상황이 심각한 상태에 있다고 보고 회사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중국 당나라의 문인 한유(韓愈)의 잡설(雜說) 중에 “천리마는 (말을 잘 알아보는 사람인) 백락이 있은 다음에 있는 것이다(世有伯樂, 然後有千里馬), 천리마는 항상 있는 것이지만 백락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千里馬常有, 而伯樂不常有)”라는 말이 있다. 천리마가 천리마로 성장하려면 백락의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100년 기업’ GE에 비하면 네오위즈는 걸음마를 막 뗀 어린아이다. 어떤 인재를 선발해 육성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키울 것인지가 필자와 네오위즈의 과제다. 특히 참신한 아이디어가 생명인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인재가 회사를 이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천리마’ 웰치를 찾아낸 ‘백락’ 존스는 필자에게 더 크게 보인다.

박진환 네오위즈 대표 pioneer@neo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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