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이마트에 수수료를 올리겠다고 최후 통첩한 시한(9월 1일)이 다가오면서 양측간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치 비씨와 이마트가 카드업계와 할인점업계의 대리 전을 벌이는 형국이어서 협상이 결렬되면 수백만 명의 카드 사용자들이 이마트 등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타결 전망은 아직 비관적=협상 시한을 이틀 앞둔 30일 비씨카드와 이마트의 입장은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
신세계 구학서(具學書) 사장은 30일 “수수료 인상 여부와 시한을 유보한 상태에서라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하겠지만 조금이라도 인상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 협상이 있을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카드사가 조달 금리를 낮추는 등 자체 비용 절감 노력을 하지 않고 ‘손쉽게’ 수수료를 올리려 해선 안 된다”는 것.
이에 대해 비씨카드측은 “6월부터 수수료 현실화를 위한 협상을 제의했으나 이마트가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전혀 협상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씨카드 채규영 과장은 “카드사가 낮은 마진으로 매출액을 늘리거나 시장점유율을 늘릴 여유가 없는 데다 수익성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가맹점 해지를 당해) 카드회원이 불편을 겪더라도 인상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 사용, 언제부터 못하고 얼마나 확산될까=비씨카드의 최후통첩 시한은 9월 1일이지만 협상 결렬로 이마트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해 실제로 소비자들이 카드를 쓰지 못하는 것은 2, 3일 후가 될 전망이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이 9월 1일부터 이마트에서 사용한 카드금액에서 인상된 수수료를 떼고 비씨카드가 이마트에 나머지 금액을 주는 데는 점포별로 2, 3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비씨카드가 인상된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떼고 카드대금을 보내오면 비씨카드에 즉각 해지를 통보하고 이마트 점포 내 카드 단말기에서 비씨카드 결제를 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KB카드도 30일 이마트에 ‘최후통첩’을 보내 비씨카드와 이마트간 협상이 결렬되면 ‘9월 초’ 수수료를 인상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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