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구분이 없어진다
인터넷 만화는 스크롤로 내려보기 때문에 종이 만화처럼 페이지에 따른 단절이 없고 독자도 시선을 좌우로 움직일 필요가 없다. 즉 칸을 구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새로운 형식의 만화가 이어지고 있다.
강풀은 “칸 분할이 없어지면서 캐릭터의 배치나 구도, 말풍선의 위치를 기존과 다르게 할 수 있고 형식이 자유로워지자 상상력의 제한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1인 장편 만화가 나온다
장편 만화는 뒷배경이나 색칠을 위해 서너명이상 문하생을 보조 인력으로 둬야 했다. 하지만 인터넷 이후 만화가 한 명이 장편을 그릴 수 있게 됐다.
만화가 양영순은 “종이 만화에서는 뒷배경을 그냥 둘 수 없어 펜터치로 배경을 만들지만 인터넷에선 빈 공간에 색을 입히면 된다”라며 “쓸데없는 시간이 줄어 좋은 아이디어와 실력이 있는 작가라면 장편 연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연재중인 인터넷 인기 만화 ‘츄리닝’ 등은 그림 선과 조형이 점점 인터넷에 적합하게 단순해지는 추세를 보인다.
○데뷔도 내 맘대로
그동안 만화가 데뷔는 출판사가 내는 잡지나 공모전을 통해서 이뤄졌다. 당연히 출판사의 입김이 셀 수 밖에 없다. 강풀도 400여 곳에 만화 게재를 요청했다가 모두 퇴짜를 맞았다. 그러나 인터넷은 사이트만 열면 원하는대로 데뷔할 수 있다.
만화웹진 두고보자의 김낙호 편집위원은 “인터넷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독자와 직거래할 수 있는 통로”라며 “작가 등용문이 넓어지고 출판사에 얽매이지 않아 자유롭게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확산 특성에 힘입어 쉽게 인기를 끌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그만큼 퇴출도 빠르다. 강풀은 “지난 1년간 수백 편의 인터넷 만화가 나왔으나 살아남은 것은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만화의 추세
지난해 인터넷 만화의 원고료는 오프라인 만화의 30∼40% 수준이었으나 최근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개설된 포털사이트 파란닷컴은 오프라인과 비슷한 수준의 원고료를 지급하고 있다.
미디어다음 만화담당 김영인씨는 “지난해 만화 페이지뷰가 미디어다음 전체 페이지뷰에서 1∼2%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5% 수준”이라며 “연말부터 만화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박인하 교수는 “스포츠 신문이 오프라인 만화를 이끌었던 것 같이 포털 사이트가 인터넷 만화를 적극적으로 이끌만하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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