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은 핵무기 확산이라는 점과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만 두 후보의 생각이 일치했다.
케리 후보는 이라크전쟁에 대해 “미안한 말이지만, 엄청난 판단 잘못”이라고 규정했다. 9·11테러는 아프가니스탄을 기반으로 한 알 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이 시작했는데도 부시 대통령은 엉뚱하게 이라크와 사담 후세인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케리 후보는 최고사령관 자격이 없다”며 즉각 공세적 방어에 나섰다.
“이라크전쟁이 잘못됐다고 말하면, 전쟁터에서 피 흘리는 병사를 어떻게 이끌 것이며, 미국의 적을 고무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면서 미국이 더 안전해졌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케리 후보는 이라크 철군 시기와 관련해 ‘집권 후 6개월 이내에 철수 시작’을 약속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치안유지 능력에 자신감을 가진 이후라야 (철수가) 가능하다”고 맞받았다.
케리 후보는 ‘미국만의 피해’를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지지 없이 전쟁을 시작하는 바람에 사망자의 90%, 전쟁비용의 90%를 미국이 부담했다고 공격했다. “영국 호주 정도가 참여한 것을 세계적 결속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나는 동맹을 움직이는 방법을 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폴란드와 일본의 동참을 모르느냐”며 “30여개국이 파병했다”고 공격을 피해 갔다.
케리 후보는 이란의 핵개발 의혹에 대해서도 “미국이 이란에 발전용 핵연료를 제공했다면 이란의 진짜 핵무기 개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무정책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 문제는 외교적 노력과 경제 압박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수단의 학살사건과 관련해 케리 후보는 “미군을 보내 학살이 멈춰지도록 하겠다”며 ‘강력한 리더십’을 부각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파병 의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미국은 수단 개발을 위해 2억달러를 지원했으며 계속 돕겠다”라고만 했다.
미국 대선 1차 TV토론에서 나타난 쟁점별 시각차 | ||
조지 W 부시 대통령 | 주요 항목 | 존 케리 민주당 후보 |
이라크는 테러와의 전쟁의 중심이다. 전 지구적 사안을 한 개의 초점(아프가니스탄)에만 맞춘다는 것은 이 전쟁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 테러와의전쟁 | 사담 후세인과 이라크가 타깃이 아니라 오사마 빈 라덴과 아프가니스탄이 목표였어야 했다 |
전쟁 시작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후세인이 없어지면서 미국은 더 안전해졌다 | 이라크전쟁의정당성 | 엉뚱한 시점에, 엉뚱한 장소에서 시작된 잘못된 전쟁이다. 전쟁 시작은 엄청난 판단 실수다 |
대통령은 마지막 수단으로 군대를 사용할 용의가 있어야 한다. 이라크전쟁 때 단호히 대처함으로써 선제공격 사용 가능성은 오히려 줄었다 | 선제공격 | 미국의 어떤 대통령도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선제공격권을 포기하지 않았고 나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미국민과 전 세계가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
국제사회와 협력은 하겠지만 미국의 이익에 나쁜 결정은 하지 않겠다 | 국제협력 | 선제공격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의 신뢰도다. 유엔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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