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그곳에도 길이 있다]<2>기업 안정성 살펴보자

  • 입력 2004년 10월 6일 17시 18분


《중소기업이라도 대기업 못지않은 우수기업이 적잖게 있다. 하지만 취업 희망자들은 어떻게 그런 기업을 골라서 지원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대학 시절 우수기업을 평가하는 수업을 제대로 받은 것도 아니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아서 고르는 것이 쉽지 않다. 중소기업을 고를 때는 무엇보다 안정성을 중요시해야 한다. 대기업은 회사 규모가 크고 사업을 해 온 경력이 길어 쉽게 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잘 되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부도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장기적인 취업을 생각한다면 안정적인 중소기업을 골라야 한다. 관련 정보는 해당 중소기업 홈페이지나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서 얻을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나 벤처기업협회, 중소기업청 등 유관기관도 이용할 만하다. 온라인 취업정보회사인 스카우트(www.scout.co.kr)의 도움으로 우량 중소기업을 골라내는 방법을 알아봤다.》

▽재무성과가 좋아야 한다=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재무성과를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다.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잘 살펴 부채가 너무 많지는 않은지, 자본금은 충분한지, 이익은 많이 내고 있는지 등을 알아봐야 한다.

정부에서는 한때 부채비율 200%(총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를 기준으로 잡아 200%가 넘어서면 부도 위험이 큰 것으로 간주했다.

또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과 직원 1인당 매출액이 얼마인지를 꼭 따져봐야 한다. 영업이익률은 높을수록 좋은데 제조업은 일반적으로 10%, 서비스업은 20%가 넘으면 우량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취업을 위해 중소기업을 고를 때는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이 높고 해외매출 증가로 성장가능성이 높아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 국내 밀폐용기 제조회사의 직원들이 홍콩에서 제품설명회를 갖고 현장에서 외국 바이어와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스카우트

매출액이 아무리 많아도 이익이 적은 회사는 원가구조에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 1인당 매출액은 직원들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매출액이 많을수록 직원들의 업무효율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재무성과를 볼 때는 최근 1년치만 봐서는 안 되며 과거 몇 년치를 함께 봐서 재무성과가 꾸준히 좋아지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시장점유율은 안정성의 기본=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에서 얼마만큼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시장점유율이 1위이고 2, 3위 회사와 차이가 많이 날 때는 한동안 부도날 가능성이 적다.

밀폐용기 회사인 A사는 국내 시장점유율 60%로 2, 3위 업체와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 회사는 당연히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 수준에 이르고 1인당 매출액도 200억원이 넘을 정도다.

만약 취업을 원하는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1위가 아닐 때는 그 회사가 얼마나 차별화돼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비록 시장점유율은 낮지만 경쟁회사와 차별화된 품목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스카우트 김현섭 대표는 “시장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확고한 위치를 굳히면 최소 2년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안정성 평가 기준
지표내용
재무성과-영업이익 또는 경상이익이 매출액의 10∼20% 이상
-최근 3, 4년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
시장점유율-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업계에서 선두권 유지
-신규시장 개척이 가능한 차별화된 제품 보유
성장가능성-해외매출액의 꾸준한 증가
-순이익의 20∼30%를 연구개발에 투자

▽해외 매출액도 체크=해외 매출액이 국내 매출액보다 훨씬 큰 회사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만큼 외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기술력과 마케팅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프린터용 잉크를 생산하는 B사의 올해 매출 비중은 내수 30%, 수출 70%다. 작년에는 내수와 수출의 비중이 4 대 6 정도였으나 앞으로 5년 안에 1 대 9로 수출 비중을 대폭 늘려갈 계획이다. 한정돼 있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런 회사는 해외 근무의 기회가 많고 또한 힘들지만 확실하게 해외시장 개척 능력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성장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순이익 대비 연구개발(R&D)비용을 봐야 한다. 순이익의 20∼30%를 지속적으로 투자하거나 비율은 낮더라도 투자비를 계속 늘려나가는 기업은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을 고를 때 얼마나 안정적인지를 살펴 자신과 맞는 회사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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