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 배경과 전망=서울 소재의 대학과 지방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학부모 단체 등 교육주체들이 서로의 이념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편가르기를 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대학 본고사’ 부활 논란 (POLL)
전교조는 올해 1학기 수시모집에서 대학의 학력차 반영을 지역, 계층 차별로 규정한 데 이어 대학별 심층면접도 사실상 본고사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대학들은 엉터리 내신의 실태를 공개하겠다고 맞붙었다.
여기에 서울대 총장과 입학관리본부장까지 나서 학력차 반영과 본고사 도입 등을 시사하면서 논란은 증폭됐고, 지방의 9개 국립대 총장들은 지방교육을 위축시킨다며 반발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담화가 교육계 갈등을 바로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학들은 겉으로는 공감한다고 하지만 대학의 자율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주 교육부가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을 확정 발표하면 전교조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담화를 계기로 싸움이 다소 잦아들 것처럼 보이지만 이해 관계자간 ‘각개전투’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전교조 등 교육 평등주의를 내세우는 집단의 목소리가 너무 커 교육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할 것”이라며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끝날 때까지 바람 잘 날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각계 반응=교총 한재갑 대변인은 “논란의 쟁점인 고교간 학력차 반영, 본고사 부활 등 대학 선발 자율성 원칙을 금지해 놓고 무슨 대화가 되겠느냐”며 “‘3불 원칙’을 포함해 근본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고교등급제 실시 대학에 대한 특별감사 계획이나 자의적인 선발권을 조장하는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 재검토도 언급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 김완진(金完鎭) 입학관리본부장은 “협의체 구성 제안에 찬성하며 앞으로 차분한 논의를 통해 교육부의 기대대로 사태가 진정되고 합리적 해결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성명을 내고 “안 부총리의 고민에 깊이 공감하며 교육현실 개선을 위한 논의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고, 중앙대 이용구 입학처장은 “우수학생 선발을 저해하는 정책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 관계자도 “‘3불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자율을 준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융통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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