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圈, 동아·조선 비난]여권 수뇌부 잇단 공세

  • 입력 2004년 10월 20일 18시 39분


▼이부영 의장 “동아-조선 국민에 사죄해야”▼

이해찬 총리에 이어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잇달아 ‘동아·조선일보 때리기’에 나섰다.

이 의장은 20일 “어제 총리의 발언도 있었는데, 조선 동아의 시대착오적인 여론 호도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분단 냉전시대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몸부림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개혁입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과 일부 보수 언론들이 시대를 거스르고 냉전 분단시대로 되돌리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며칠 후면 1974년 자유언론실천운동의 30주년이 된다”며 “당시 두 신문은 유신권력과 손잡고 자유언론실천운동을 언론 홍위병으로 몰아 수많은 언론인을 해직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 조선은 사과한 적도 없다”며 “일본 식민지 당국이나 유신권력과 손잡고 기득권을 누렸던 동아 조선은 해직 언론인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이해찬 총리 “언론보도 신경쓰지 않는다”▼

유럽 순방 마지막 방문지인 독일 베를린에서 18일(현지시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던 이해찬 국무총리가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총리는 도착 후 곧장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이동해 업무보고를 받았으며 언론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동아 조선 관련 발언 때문에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언론보도를 보았느냐”는 한 동행 기자의 질문에 “안 봤다. 신경 쓰지 않는다”며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전언이다.

이 총리의 한 측근은 “특별히 기획된 발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총리실 직원들은 이 총리가 공식적인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두 신문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데는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총리가 “동아와 조선은 내 손아귀 안에서 논다” “동아 조선은 까불지 말라”고 하는 등 발언 강도가 워낙 셌기 때문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김근태 복지 “다시 뭉쳐 개혁 밀고 나가자”▼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참으로 맹랑한 아침’이란 글을 띄우고 ‘거시적 민주화’는 이뤘지만 ‘미시적 민주화’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 시절인 1997년 자신이 작성한 문건에 대해 경찰청 산하 공안문제연구소가 ‘용공 문서’라고 결론 내렸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계기로 삼아 소회를 풀어 놓았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이해찬 국무총리와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동아 조선일보 비난에 맞춰 노무현 정권의 지지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메시지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 장관은 “아직도 색깔논쟁은 끝나지 않았는가”라고 글을 시작하면서 “아직도 민주화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는가. 비록 정권을 교체하고, 재창출하고, 의회권력조차 바꾸었지만 코미디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이어 “(개혁이 흔들리는 것은) 우리가 개혁하고자 했던 독재의 유산과 패배주의가 부활함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다시 뭉쳐서 주춤하고 있는 개혁을 온힘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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