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사를 3일 앞두었다는 최모씨(57)의 제보를 받고 찾아간 16일의 현장은 ‘과연 이것이 완성품인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 최씨는 “‘하자’라고 하기엔 너무 큰 문제점이 30가지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검게 그을린 원목마루, 군데군데 벗겨진 거실 페인트, 깨져 있는 화장실 타일을 비롯해 등의 전깃줄이 삐져나와 있는 드레스룸의 모습 등은 백번 양보해 ‘하자’라고 간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색이 다른 두 개의 벽지(흰색과 옅은 베이지색)가 벽에 반씩 발라진 모습, 일자로 곧게 지탱하고 있어야 할 천장 몰딩이 ‘V’자로 휘어져 있는 모습 등은 입주자로서는 분명 ‘분양계약 위반’이라고 볼 만한 사안이었다.
발코니와 바로 연결된 화단을 제공한다고 해서 일부러 1층을 분양받았다는 최씨는 페인트 가루와 목재, 판자들이 흩어져 있는 화단을 가리켰다. 그는 “위층에서 마무리 보수공사를 하면서 버린 것들이다. 입주 한 달이 다가오는데 아직도 공사판에 살고 있다. 이 정도면 ‘살인미수’ 아니냐”며 분을 참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최씨의 ‘신고’에 하자보수센터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현대건설 일꾼들로 구성된 6명이 지난 주말 내내 도배와 타일 수선 등을 해 주었고, 천장 몰딩은 철판을 덧대 직선으로 펴 주었다.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최씨는 “그렇지만 ‘큰소리’를 쳐야 움직이거나, 구조적 결함도 ‘단순 하자’로 치부하는 관행은 꼭 고쳐져야 한다”고 쓴소리를 보탰다.
‘화려한 마감재’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게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 첫 번째 덕목이다. 건설업체 담당자들이 모델하우스보다 ‘완공 현장’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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