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박중현/지속 발전 가능한 기업 만들기

  • 입력 2004년 10월 26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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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지멘스’가 기업의 미래를 지켜갈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존경받는 이웃으로서 공동체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초 독일 뮌헨의 지멘스를 취재하면서 봤던 이 회사 ‘기업책임 보고서’ 첫머리에 실린 내용이다. 한 해 동안 고객 직원 지역사회를 위해 회사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꼼꼼히 기록한 보고서를 보며 당장의 실적에 매달리는 한국 기업과 큰 차이를 느꼈었다.

한국 경제계에서도 최근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명력을 유지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지속가능 경영(CSM·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이 경제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달 초 삼성SDI가 지난해부터 ‘지속가능 보고서’를 펴내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005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DJSI)’에 포함됐다. 포스코도 최근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처음으로 펴냈다.

또 많은 대기업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25일에는 삼성 LG 현대차 SK 등 한국 4대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투명경영, 윤리경영, 중소기업과 협력관계 개선, 사회공헌 활동 등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적 책임투자(SRI·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더 많은 한국의 기업들이 단기 실적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때 한국의 ‘지속적 발전’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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