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갈등은 공화 민주 양당의 부정적(네거티브) TV 선거 광고가 더 부추기고 있다. 통상 네거티브 광고는 선거 막판에야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선거를 2개월 앞둔 9월부터 일찌감치 시작됐다. 공화당은 존 케리 후보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지조 없는 정치인으로 채색했고, 민주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이라크전쟁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리더로 묘사했다.
복면을 쓴 테러리스트가 등장하고, 팔이 잘려 나간 미군의 모습을 담은 공포광고가 미국의 가정에 전파됐다. 소녀의 눈물을 다룬 신파조 광고도 등장했다.
이런 부정적 선거광고의 붐은 이른바 ‘527그룹’의 등장으로 가능했다. 이 그룹은 세법 527조의 “비정치적 기구가 정당과 협의하지 않으면 외부자금을 제한 없이 끌어다 쓸 수 있다”는 허점을 파고들어 조직된 단체.
금융가 조지 소로스가 사재 230억원을 털어 넣은 것처럼 이 단체는 공식 TV 광고와는 별도로 극단적인 TV 광고를 양산했다.
이들 527그룹은 자원봉사자 총동원령을 내려 접전 지역(swing state)에 투입했다. 미국인들은 지지후보의 당선을 위해 ‘1주일간 휴가’를 내면서 접전 주로 몰렸다. 이 때문에 휴가선거운동이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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